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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르게 보기/외국

2부 보고 나면 연애가 싫어질 걸! 영화 블루 발렌타인


블루 발렌타인 


감독 : Derek Cianfrance

배우 : Ryan Gosling , Michelle Williams

                                                』




1부 포스팅을 먼저 보고 오세요


1부 결혼에 대한 환상을 확! 깨주마 블루발렌타인





라이언 고슬링 인터뷰에서 


감독이 자신에게 이렇게 제안했다고 하네요

연애 시절 촬영을 하고 실제로 6년 후에 결혼생활 촬영을 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영화적 시간과 똑같은 시간 만큼의 갭을 갖고 촬영을 하자는 건데

실제 감정 깊이를 고대로 배우에게서 뽑아보고 싶은 감독의 욕심은 알겠는데 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제작사 측에서 NO 했다고 합니다


대신에 결혼생활의 리얼리티를 보여주기 위해 미쉘윌리엄스와 라이언 고슬링을 실제로 한 달간 한집에서 생활하게 한 후 촬영을 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같으면 어림도 없는 제작방식이죠 ^^

                                                             』






블루 발렌타인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 변해야 사랑이지



권태기에 찌들대로 찌던 둘은 뭔가를 해볼 요량으로 'future Room' 이라 불리는 일종의 러브호텔 아니 모텔수준의 방을 하나 잡아서 일상을 탈출하려 한다


방 이름이 하필 퓨쳐 룸 "미래의 방"  둘은 방에서 술기운을 빌어 옛 추억을 곱씹기도 하고 외면하고픈 현실속 일상을 속 시원히 털어내고 싶어 했지만


 둘 간의 벌어진 틈은 조명만큼이나 블루스럽다


여느 일상의 밤과 다르기를 바랬던 그 하룻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더 치열하게 벼랑 끝임을 확인한 꼴이 되고 아침을 맞이하면서 신디가 먼저 출근해 버린다 


마치 그들의 미래의 모습은 지금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걸 방 이름으로 대신하고 있는듯하다.





고슬링 :난 누구 남편 될 생각 없었어

          아빠 될 생각도 없었지 내 꿈이 아니었어


          나와 상관 없는 얘기였지

          그런데 어쩌다 보니 내가 그걸 원하고 있더군

          몰랐던 것뿐이지


          그거면 됐어

          다른 건 원치 않아


          그게 내가 바라는 전부야

          그래서 일도 하잖아


미쉘    : 아침부터 술 안 마시고도 할 수 있는 일 있잖아


고슬링 : 아침부터 술 마실 수 있어서 하는 일이야 럭셔리하잖아













고슬링 :     일어나 맥주 한잔  그리고 출근

               페인트 칠해주고 기뻐하는 걸 보면서 퇴근

               당신과 함께 하는 거지 환상적이잖아

      


미쉘 :      어른다운 대화가 안 돼

             당신은 내가 말만 하면


             말꼬리 잡고

             비비 꼬아서

             엉뚱하게 바꿔 버려

             완전히 왜곡시키지

             그리곤 혼자 떠들지













병원에서 한바탕한 후 집에 와서 그들이 마주하면서 하는 마지막 대화


엄마에게 함부로 대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자란 신디는 차라리 이혼이 아이에게 더 나은 미래를 줄 수 있다고 하고 이혼한 가정에서 자란 딘은 어떡하던지 이혼이라


는사단은 막아보려고 애걸하듯이 매달려 보지만 결국 자신의 시각으로만 상대를 바라보려고 하지 역지사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이 안타까운 상황에는 답이 없다


정확히 신디는 그 얘기를 하고 있다




 난 못 달라져!


 당신도 못 달라져!


 방법이 없어!








고슬링 : 우리만의 문제 아냐

           애를 생각해야지


  미쉘 : 알아 생각하고 있어

           더는 못하겠어


고슬링 : 당신 생각만 하잖아 프랭키 어떡해?

           이혼 가정에서 자라게 할 거야?

           그러길 바래?









미쉘 : 프랭키 생각하고 있어


고슬링 : 생각 안 하고 있잖아

           안 하는 거야


미쉘    : 부모가 서로를 이렇게 대하는

           이런 환경에선 키울 수 없어

           미안해 더는 못하겠어











고슬링 : 난 우리 가족을 위해

           싸우는 것뿐이야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

          달리 어떻게 할지

          어떻게 할지 알려줘


고슬링 :  어떻게 할까?

   미쉘 : 나도 몰라!




  






고슬링 : 가르쳐 줘 하란 대로 할게 다 할게

   미쉘 : 미안해 달리 방법이 없어


  미쉘  : 이제 안 돼

           서로 이렇게 대해선 안 돼

고슬링 : 그런 말 마


미쉘    : 난 못 달라져!

           당신도 못 달라져!

           방법이 없어!









딘과 신디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겹핍이 많은 가정사를 가지고 있다 


딘의 부모님은 어릴때 이혼을 해서 어머니는 소식을 알지 못하고 고등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졸업을 못 한  청년이었고 


씬디 또한 외골수의 아버지 성격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고 자라 사랑에 대해 부정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두 사람은 서로의 겹핍을 자신으로 채울 수 있다는 충만한 사랑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했지만, 지금의 모습은 그 상대의 결핍으로 인해 자신들이 또 상처를 받고 


끝으로 끝으로만 향하고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이 둘의 불행한 결혼생활은 어쩌면 사랑이 변했거나 누군가가 배신의 상처를 줬거나가 아니라 오히려 변해야 되는 게 변하지 않아서이다 


딘의 한결같은 연애감정은 결혼 후 가장으로서 아빠로서의 딘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봄날은 간다 에서 유지태가 뱉은 이말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가 아니라


사랑은 변해야 된다는 걸 딘은 알지 못한다. 아니 안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딘"뿐만 아니라 우리도 마찬가지다
















이 둘은 애초에 사랑이라는 환각에 잠시 자신을 잊고 다른 사람인 채로 결혼을 했던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상황이 "딘"은 이해가 가지 않을뿐더러


 신디 또한 결혼 전 험난했던 연애사를 뒤로하고 딘을 선택했던 이유가 착하고 다정하고 누구보다 내 편을 들어줬던 그이기에 미래를 함께한 것인데 


이젠 그런 것들이 독이 되어 자신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상황으로 변질된다는 게 더 참기 어렸었을지도











영화를 보면서 괜히 본 거 같다는 느낌이 밀려오는건 몇년만에 처음인 것 같다


너무나 절절해서 그냥 알아도 숨기고 싶은 것들이 낱낱히 깔발려 보이는 듯 해서 보는 내가 참 힘들다. 이미 본 거라 돌이킬 순 없는데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키보드의 타각 거리는 소리는 누군가가 나한테 하는 말처럼 들린다





남, 여간에 벌어진 간극을 참고 인내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 의리다


사랑은 참을 필요도 배려할 필요도 없는 본능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지키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했던 자신의 모습을 잃고 싶지 않은 또 다른 이기적인 자아의 본능일 뿐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상대를 설득하려 든다 난 소중하니까




결혼이라는건 내가 힘들 때 옆에 있어 준 사람과 하는 게 아니고 옆에 오랫동안 있었는데 힘들지 않은 사람과 하는 거다 이 바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