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이어집니다
감독 : 김종관
배우 : 정유미, 한예리, 정은채
오후 세번째손님
카메라가 정면이 아닌 인물의 뒤통수를 보여주면서 대화가 시작됩니다. 뒤통수 칠만한 얘기들이 오고 갑니다
두 모녀 아닌 모녀인 것으로 위장한 채 누군가를 결혼 재물로 한탕 크게 할 모양입니다
그런데 작전을 짜며 각자의 프로필을 들추면서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가짜 모녀
서로의 모습에서 자신의 과거 모습이 보입니다. 엄마는 죽은 딸이 딸은 죽은 엄마의 기억이.....
엄마역할담당하는 그녀(김혜옥)가 안경을 벗고 대화를 이어갑니다. 안경을 벗는 것은 상대에게서 진짜가 보여서일까요
지금부턴 작전 모의가 아닌 자기 얘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극중대사
딸 역할 : 제가 집에서 불렸던 별명은 거북이에요 느림보 거북이..
엄마역할: 우리 느림보 거북이 잘 좀 부탁드려요. 애가 착한데도 많은데 행동은 좀 굼뜨고 어릴 때부터 느릿느릿 느려터졌어요
절대 게으른 건 아닌데 천성이 느린 데가 있는 아이니깐 느리지만 부지런한 아이니까 우리 훌륭하신 시어른들 잘 좀 부탁드립니다
그래도 제가 애지중지 키웠으니까요.
딸역할 : (뜨겁게 올라오는 뭔가를 삼켜 넘기며) 잘 하셨어요
누구에게는 거짓말이 더 진심 같을 때가 있다 직구로 내 마음을 뚫고 들어올 때는
오후 마지막 손님
남자가 테이블에 앉아 기다리고 있고 늦게 온 여자(임수정)는 밖에서 담배 한개피를 피고 카페안으로 들어온다
첫 대사
남자 : 밥먹었어?
여자 : 응 먹고 왔지! 운철씨는?
남자 : 나도 음~술도 한잔 한거 같다
여자 : 음 약간
담배피는 모습을 보곤 (식후 그녀의 습관) 밥먹고 온것도 알고 얼굴만 봐도 술한잔 했는지도 아는 깊은관계였던게 틀림없다
하지만 진행형 연인은 아니라는것도 알수 있다 따로 밥먹고 오는사이
그럼 뭐지(?)
둘은 연인이었다가 서로의 결혼상대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는지 여자는 조건 좋은 남자로 갈아탔는데 마음은 조건에 휩슬리지 않는다는게
오늘 이 자리에 나온 본심이다 그래서 오늘 이 여자 날 조금만 흔들어 준다면 니 여자가 될수도 있다고 말한다
여자: 나랑 만나
남자 :혜원 씨 결혼해야지
여자 : 결혼은 결혼이고……. 따로 만나면 되잖아
남자: 그냥 조신하게 살어
여자: 나 조신할수 없다며! 그러면 운철 씨랑 바람 피지 머
남자: 진심이야?
여자 : 응
남자 : 됐어
여자 : 거절……?
남자 : 응
여자:그러면 결혼식 전까지 그때까지 바람펴! 어짜피 몇달 그사람 유학 가 있을 거야! 같이 지내 싫어? 싫음 말해.............
싫냐구?
남자:어 됐어!
여자 : 싫냐구 물었잖아?
남자 : 싫어
여자 : 내가 쓰레기 같아?
왜 마음 가는 길이랑 사람 가는 길이 달라지는지 모르겠어!
여자는 당당하게 말하고 남자는 모든 대답을 회피하는 말투다 비겁하게 보이지만 한국남자라면 격어봄직한 현실이다
책임지기 힘든 경제력 앞에서 진심을 보이긴 싫고 자존심은 살려야겠고
에라이…….
지나고 나면 이런 여자 몇 없는데! 인생을 좀 살아보면 알게 될거임 이 놈은 한참 멀었다
예비신랑인 그놈은 경제력만 있는 게 아니라 여자 보는 눈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다 가진 놈 )
이 자리에 없지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대사가 나온다
남자가 아쉬워하며 니 차 있는 데까지 데려다줄까? 라는 물음에 망설임 없이 여자는 이렇게 답한다
"안돼 그 사람 차야 블랙박스에 찍혀!"
얼핏 보면 예비신랑이 제일 불쌍한 놈 같지만 3명 중에 가장 행복한 놈 되겠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바? 감독의 의도? 그런 거 없다 이런 영화는 보는 동안 심장 옆이 갑갑해 오지 않으면 그냥 마는 거다
누군 잊었다고 여겼던 기억이 날수도, 누군 지웠다고 묻었던 과거의 인연이 떠오를 수도
그렇게 내 이야기도 테이블에 놓고 나오면 되는 거다
테이블에 쌓여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엿본 거뿐이지 않은가!
the end
ps 더 테이블은 홍상수의 찌질함을 썩은 우디알렌스런 영화
감독의 전작을 더 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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