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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르게 보기/한국

1부 더 테이블 - 두 남녀의 테이블 로망스


극장에서 프레임 안으로 영화를 보는 거라기보단 동네에 마실간 카페에서 옆자리 테이블 모습을 훔쳐보고 있는 거 같은 느낌이랄까

그만큼 물리적 거리도 가깝지만, 남자가 들이대는 대사도 그렇고 받아치는 여자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손발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할 수도 있는 그런 영화 되시겠다

탄탄한 서사와 개연성을 감상 포인트에서 차순위로 놓고 감상한다면 기분 좋은 하루를 보장할 만큼은 충분히 되는 영화





감독 : 김종관

배우: 정유미, 한예리, 정은채



오전 첫 손님

지금은 유명배우가 된 옛 애인 유진(정유미)과 그때나 지금이나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창석(정준원)이 카페에서 만나

살갑지도 차갑지도 않은 시시콜콜한 일상의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마지막 대사
남 : 조용하네! 옛날처럼…. 난 옛날부터 니가 입 여는 거 보면 신기하고 그랬거든
여 : 그때는 속에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었어 그래!!
남 :그런가... 난 영화보면 니가 막 말 빨리하는 거 보면 이상하더라! 사람 변하는 거 보면 참 신기해
여 : 거기 보여주는 건 이미지일 뿐이야
남 : 그런가
여 : 동네 구경 잘했다 나 가야 해
남 : 벌써…? 아쉬운데
여 : 나도 그래…….




대사를 글자로만 보면  영~판 오랜만에 만난 이성 친구와 수다 떠는 모습인데 영화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대사를 전달합니다
영화는 한쪽(여주인공 정유미)편에서 상황을 보게 하고 있습니다
벌써 헤어지기가 아쉽다는 옛 남자 친구의 말에 "나도 그래" 로 넘기는 유진의 말에는 가시가 보입니다

"옛날에는 내가 널 잘 몰라서 헤어진 줄 알고 있었는데 지금 다시 만나보니 내가 널 모르는 게 아니고 니가 날 다르게 알고  있었네!"라고 
그래서 이젠 진짜 아쉬울 거 없다는 얘기를 "나도 그래"라고 툭! 던지고 일어섭니다
유진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속마음은 아마도……. (변해야 할 건 변했었어야 하는데.........구지 안 변한 걸 내가 지금 와서 알아버린 것도 참 재수 없다)


오전 둘째 손님

첫 대사
여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남 : 아~네 아직도 새해라고 해도 되나
여 : 올해 들어 처음 봤잖아요!
남 : 네~ 그렇게 오랜만이네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이건 뭐 오늘 계약서 작성하고 납품받을 사람들끼리나 나눌법한 대사를 주고받는다
아주 싱그러운 커플이 마주 앉아서 주고받는 거로 봐선 각이 선 사이 같아 보이네요. 오늘 보고 안 볼 사이(?)
사연인즉슨
세번 만나고 그녀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딱히 약속도 없이 6개월간 배낭여행을 다녀온 이 남자
무슨 이유에선지 둘은 그렇게 이 테이블에 앉아 있다



남자는 말을 또박또박 흘리면서 테이블에 바싹다가 앉아 목을 길게 빼고 눈은 앞에 있는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면서 말을 건넨다
여자는 상체가 앞을 향해있지만 얼굴은 2시방향, 말할때마다 눈동자만 시선을 맞춘다 마치 부엉이가 눈흘기다가 재자리 갖다 놓는 속도로 말이다
남자는 여행에서 그녀를 생각하며 빈티지 시계를 샀다며 손목에 채워줘도 될까요 ? 라고 묻는다


그녀:잠시뜸~~네

 뒷 얘기는 안보고 싶다 부러버라~ 이쯤되면 게임끝이다
남자가 자기집에 먹으러 가자고 한다........이건뭐 알리오올리고 먹고 갈래요? 를 시전하고 자빠졌다 .......달달하다 못해 드리붓네


더 테이블


2부 이어집니다